1. 잘못된 카르마, 그리고 애비는 왜 업보의 심판에서 제외됐는가?
죽이면 죽는 것이다. 아포칼립스, 법이 무너진 사회. 그 무법세계 속에서 업보는 네게 빚을 받아낼거다. 이런 느낌으로 조엘이 죽고 엘리가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애비는 정의의 편인 것처럼 묘사됐고요. 그렇게 생각하게끔 자꾸 가르치려 들죠.
그런데 재밌는 건, 애비와 그의 친아빠가 먼저 더 큰 업보라고 할만한 거대한 폭력을 조엘과 엘리한테 휘둘렀다는 점입니다. 납치, 인체실험, 피실험자의 죽음, 보호자 비동의, 어린 소녀, 친딸을 잃은 아버지, 빼앗김. 이 단어들을 이어보면 뭐가 떠오르세요? 친딸을 잃은 아버지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는 처절한 되찾음이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조엘 그 자신이 용납하지 못함으로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않는 저항의 몸부림입니다.
이게 내 현실이고 내게 맞설 수 있는 스킬이 있다면 누구나 가만히 앉아있진 않죠. 가만히 계실거에요?
라오어2는 애비가 피해자라고 하지만 애비 이전에 조엘과 엘리가 애비와 그 친아빠의 거대한 폭력의 희생자였습니다. 그런데 애비는 정당하다는 프레임을 왜 자꾸 씌우는 거죠? 하다못해 라오어1에서도 우리는 조엘이 되었어도 그 선택에 있어서는 카르마적인 갈등을 했습니다.
애비네 친아빠도 만약 애비가 엘리 입장이었다고 가정을 하면은 답이 나옵니다.
지네가 먼저 잘못했다는 것을 캐릭터들도 아는데 이건 브루탈이지. 잔혹한 폭력이지 명분이 되지 못해요
2. 무너진 조엘과 엘리의 캐릭터
조엘은 후환을 두려워 할줄도 알고, 조심스러워 할줄도 아는 이 세계의 베테랑입니다. 전편에 거지인 척 하는 도둑놈을 차로 치고 지나갈 때, 조엘은 그 짧은 순간에도 그가 다친 흔적이 없는데 어설프게 다친 것 같은 연기를 하고 있다는 점을 캐치해낼 정도로 눈썰미가 좋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냉혹할 정도로 친구를 없앤적도 있고요.
한편, 전작의 엘리와는 사뭇다른 금번의 엘리는 또 충격을 안겨다 줍니다. 엘리는 이런 세상에서 여린 소녀로 살아남은 아이답게 눈치가 빠르고 민첩합니다. 그런데 복수의 끝에 가서 왜 절호의 찬스에 끝장내지 않았을까요? 복수하러 왔는데. 무드 한 번 깔아주는 거에요? 엘리가 그런 캐릭터였습니까? 지금까지 죽인 사람이 한두 명이었나요? 게임속에서 개새끼 한마릴 죽여도 이름을 불러주는데, 그동안 엘리가 죽여왔던 사람들과 애비는 뭔가 다른 썸띵 스페셜한 게 있나봐요?
그리고, 씨ㅡ발, 엘리. 소풍나온거야? 허니문이라도 온 거냐고. 게임하는 내내 왜 적지 한가운데서 꽁냥질 노래질이야. 미쳤어? 엘리.. 제발. 조엘이 죽었어. 조엘이!! 조엘이 네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너도 사방이 적인 곳에 와서 언제든 어떻게든 죽을 수 있어. 그런데 도대체가.. 휴. 이건 제 사소한 투정이라 보고 넘어갈까요.
엘리의 마지막 컷신에서는 도무지 납득이 가질 않죠. 이 타이밍에 그 컷신이 등장하면서 대화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조엘은 엘리를 딸처럼 생각했는데.. 엘리는 조엘을 용서하지 못할 오지랖넓은 옆집 아저씨 정도로 생각했구나;;" 이런 느낌이 들죠. 그런 의도가 아니더라도 연출을 그리 해놨어요. 핑계쫌 그만.. 그 대화 보세요. 근데 웃긴 건 왜 그 회상이 복수 포기의 도화선이 되냐는 거죠.
그리고 그 컷신의 플롯과 라오어1의 엔딩을 이어맞추면 이해가 더 가질 않습니다. 라오어1 엔딩에서 엘리는 조엘이 자신을 위해 거짓말하는 부분을 눈치챈것 같으면서도 알겠다 하고 넘어갑니다. 그게 또 하나의 우리의 감정선이었죠.
아니면 참, 허망하게도, 플레이어는 그렇게 느꼈는데 엘리는 속으로 "아 씨ㅡ발. 내가 백신이 되어 세계인들에게 신으로 추앙받을 죽은 전설이 되었어야 하는데 왜 날 구하고 개폼잡지 이새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단 겁니까? 라오어2는 라오어1의 엔딩속에 엘리의 모습을 그렇게 느끼게 만들었어요. 비참하죠. 비참해. 뭐가? 조엘의 부성애가. 조엘의 헌신과 희생이. 조엘이 떠안은 죄책감과 업보가. 엘리에게마저 부정당한 조엘의 사랑이.
3. 무너진 애비의 캐릭터
1번과 연관이 되긴 합니다만, 따지고 보면 잘못은 애비네 가족이 먼저 한거라고요. 제 주관적 의견으로 떼쓰는 게 아니고. 근데 왜 내로남불식으로 지네 아빠 죽은 것만 악이라 규정하죠? 물론 지 입장에선 지 아빠가 중요하죠. 또 생명으로 따지자면 지네 아빠 죽은 게 맞죠. 하지만 인간이라면 일의 선후관계와 옳고 그름을 따져보는 인지력이 있죠?
하다못해 애비가 지 아빠가 하는 일을 몰랐던 것도 아니고, 엘리가 살지 못할 거라는 것을 몰랐던 것도 아니잖아요? 그럼 더더욱 논리가 성립이 안되죠. 조엘과 엘리에게 휘두른 폭력과 상처에 대한 죄책감을 가져야할 자들이 왜 복수심에 불타냐는 겁니다.
전 그걸 보고 차라리 애비라는 년 뒤에서 애비를 행동대장처럼 앞세워 조종하는 흑막의 조직이 있었으면 했어요. 조엘과 엘리를 단순 질투로 죽이고 싶다거나, 그 마을을 약탈하고 싶다거나, 혹은 다른 정당한 카르마를 가진 어떤 조직이 아빠를 잃은 애비를 충동질해서 허술한 복수를 하게 만들고 버리는 카드로 쓰는. 근데 그것도 아니잖아요? 스토리에 구멍이 이렇게 많다고요.
그리고 애비는 wlf를 배신합니다. 여러분 누군가를 진심으로 배신해본 적 있으세요? 아니면 그냥 누군가를 뒷통수 쳐본적은요? 시리어스하게. 그런 일이 애비한테 일어난 거거든요?
그럼 여러분이라면 어떻겠습니까? 이유가 있어야겠죠? 그리고 남들에게 납득이 될만한 명분이 있어어겠죠? 라오어2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한테 명분을 줘야 한다구요. 아니면 이게 연쇄살인마 시뮬레이터 였습니까?
자 그럼 그걸 잘 생각하면서 애비의 동기를 볼게요. 자, 애비. WLF 왜 배신했어요? 아, 아이작이 죽어서요? 거참 편리하네. 정말 편리해. 라오어2 속의 애비를 보고 있으면 신의 가호를 받은 거 같아요. 안그래요? 자신은 업보를 피하고, 말도 안되는 개연성이 달라붙어줘서 그 모든 행동에 대한 변명거리를 만들어주거든요?ㅋㅋ 야~ 우리나라 애국가는 애비한테 어울립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그 하느님은 닐 드럭만이겠지만.
그리고 애비는 지네 아빠 복수했죠? 근데 왜 엘리는 살렸을까요? 지가 그 케이스인데 지가 복수하겠다고 조엘 죽였는데 엘리는 왜 살려주냐고요. 엘리가 죽길 바라는 게 아니라, 그럼 엘리를 살려줄만한 이야기가 납득 될만한 상황 즉 개연성을 던져줬어야죠.
2의 스토리가 좆같은 이유는 씹티독과 닐드럭만 좆도 아닌 놈들이 "복수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해"를 우리한테 가르친답시고 스토리를 짜서 강제로 우리 입에 집어 처 넣으려고 하는데 있어요
여기서 이 겜 해본사람중에 저거 모르는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요?
테마가 "복수"고 행위에 따른 결과의 플롯은 제작자의 마음이지만
그것도 전작과의 내러티브가 일치해야 파트2라는 이름을 가지고 나온 이 게임의 정당성이 맞아들어가는겁니다
그게 안맞으니까 그러는거죠 이게 무슨 라스트 오브 어스에요 그냥 엘리랑 조엘 갖다붙인 팬메이드 다른겜이지
이런 세부적인 것부터 먼저 말한 큰 플롯인 "복수는 아무것도 낳지 못한다"의 풀이가 전혀, 누구에게도 공감을 주지 못하게 구성을 처 해놓고
작은것인 유대교 사상, LGBT PC까지 뭔 힙스터 홍머병에 종교병까지 정신병은 다 걸려가지고
"아무튼 이 게임에서 내가 가르치는 모든걸 받아들여 이 언 에듀케이티드 일반인들아" 이러고 앉아있는 거잖아요 지금
이 어이상실하는 플롯의 예술병에 선민의식 쩌는 메세지가 아무 생각없이 플레이를 해도 눈 앞에 바로 보이는데 이걸 그냥 받아들이라구요?
제가 약빨지 않는 이상 그럴 일 없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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