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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베테랑 투수 배영수(35)는 지난 3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시작된 피닉스 교육리그에 참가 중이다. 어린 선수들 위주로 참가하는 교육리그에서 배영수는 팀 내 최고참이지만 자존심을 내려놓고 부활을 향한 의지 하나로 미야자키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 결과 조금씩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지난 15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에서 구원으로 1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18일 지바 롯데 마린스전에서 구원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결과보다 눈에 띄는 것은 내용이다. 구속이 최고 144km까지 상승했다. 최고 구속을 140km대 중반까지 끌어올리며 수술 이전 구속을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배영수는 지난해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인대접합에 비해 큰 수술은 아니지만 배영수의 경우 예후가 안 좋았다. 재활 과정에서 통증이 몇 차례 재발하며 구속을 찾지 못했다. 최고 140km 안팎에 그쳤고, 결국 1군 마운드에는 오르지 못했다. 2군 퓨처스리그에서도 7경기 등판했지만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5.34에 그쳤다.
김성근 감독은 "배영수가 오른팔을 펴서 (팔스윙을) 크게 던지기 위해 수술을 했는데 아플까봐 자신 없어 하더라. 시즌 막판 대전에서 불펜 투구를 하며 공을 앞으로 끌고 나오는 폼으로 바꾸니 조금 좋아졌다"며 "계형철 코치에게 배영수를 맡겨 놓았다. 선수와 코치 모두 안 되면 그만 둔다는 각오로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한 바 있다.
김 감독은 배영수를 교육리그에서 구원으로 투입하는 것과 관련해 "지금은 무리시키지 않기 위해 구원으로 1~2이닝씩 개수를 늘려가고 있는 단계다. 내년에 쓸 수 있을지 없을지, 어느 정도 할 수 있을지 보려고 한다. 지금까지 하는 걸로 보면 괜찮다"고 기대했다.
당초 21일 출국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던 김 감독은 하루 더 앞당겨 지난 20일 이미 미야자키로 이동해 있었다. 김 감독은 "배영수가 어떻게 하는지 직접 보고 싶어서 일본으로 빨리 넘어왔다"고 말할 정도로 그를 눈여겨보며 부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화는 부상 선수 속출과 젊은 투수들의 유출 및 더딘 성장으로 심각한 투수난을 겪고 있다. 내년에도 긍정적 요소보다 부정적 요소가 더 많다. 경험이 풍부한 배영수가 부활한다면 척박한 한화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교육리그에서 부활 신호탄을 쏜 배영수에게 다시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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