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킬존2와 쉐도우폴을 꾸역꾸역 욕하면서도 클리어한 제가 게릴라의 게임을 '재밌다'라고 이야기 할 날이 올거라는 생각도 못했네요. 얘네들은 끝까지 그래픽만 좋고 더럽게 재미없는 게임만 만들 줄 알았습니다.
일단 게임의 기본이 되는 전투 자체가 매우 재밌어 다른 단점들을 잊어도 될 정도였다는게 제일 놀랍습니다. 로프캐스터로 썬더죠 같은 대형 기계를 푸슝푸슝 잡아놓고 테어블래스터 화살로 부품 하나하나 해체하면서 느끼는 쾌감은 하악.하악....
제작사가 제작사니 만큼 CG같이 느껴지는 그래픽도 훌륭하고요. 이 둘 때문에 밀린 게임이 많지 않았다면 100% 채우는 노가다도 마다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뒤에 대기하고 있는 게임들이 너무 많아 과감히 손을 놓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메인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세계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해놓은 것도 정말 좋았습니다. 스토리텔링에서 빠진 부분도 유저가 어느정도 예상하게 만들어 게임 중간중간에 얻어지는 레코드들을 호기심있게 들여다 볼 수 있게끔 유도하는 부분도 좋았구요, 덕분에 세계관 자체는 매우 풍부한 이미지로 느껴집니다.
서브퀘쪽은 그 수가 좀 적다 느껴지고 그마저도 위쳐3의 서브퀘들처럼 속이 꽉 차있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심부름 같은걸 제외한 주요서브퀘들이 메인퀘의 이야기를 보조한다는 부분에서 크게 빠지는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그 서브퀘의 클리어 여부가 엔딩에 이르렀을때 제한적으로 작용되는 부분을 자연스럽게 처리하지 못한 것은 좀 아쉬운 부분이구요. 그런데 이렇게 잘 만들어놓고 라스트보스가 .... 음. 여튼 뭔가 제대로 마침표를 못 찍은 느낌이 들어 엔딩을 보기 직전에 살짝 맥이 빠지게 만드는 건 있네요. 마무리가 좀 아쉬워요.
어쨌든 게릴라 게임즈도 킬존 말고 딴걸 만드니 이렇게 재밌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 라는 걸 보여줘서 기쁩니다. 이만큼 그래픽 뽑아주는 제작사가 거의 없는데, 이런 그래픽에 게임도 재밌으니 더 바랄게 없네요.
다음 작품은 더 완성도 있게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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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이게 헬지 OLED TV 구매 후 처음 클리어하는 게임이었는데 HDR효과는 그렇다치고, OLED는 진짜 환상적인 것 같습니다. 번인이 걱정되는 것 빼고는 게이머에게는 진짜 완벽한 경험을 가져다주는 것 같아요. 암부쪽에 검은색이 확실히 표현되니까 때깔자체가 다르니 .. 덕분에 144hz 모니터 사놓고 PC로 게임을 못하고 있습니다. 얼릉 저렴해져서 OLED가 표준 디스플레이가 되었으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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