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돌베개
2015-05-11
사회학자 김종영씨의 '지배받는 지배자 - 미국 유학과 한국 엘리트의 탄생' 이라는 책입니다.
한국 엘리트를 보는 종래의 접근법이 재벌, 자본가라는 식의 특정 계층, 이념 구도에 끼워맞춘 해석이었다면,
이 책은 1세대 미국 유학생들이 한국 지배 계층의 근간이라고 보고 이 계층의 성장 과정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지금 원로가 된 학계 거물이나 미국 유학을 다녀온 부유층 자제들의 정체성을 '유학' 이라는 경험을 중심으로 분석해 놓은 게 흥미롭습니다.
당시 유학생들은 영어를 잘 하지도 못했고, 미국 사회의 주류가 되지도 못하는데, 이 열등한 유학생들이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미국 대학에서 배운 지시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겁니다. 특히나 미국 한국 대학 간의 격차가 이들이 주도권을 잡게 했다는군요. 대학의 서열화는 글로벌 하게 작용해서 한국 대학이 미국 대학을 따라가는 구도가 생기는데, 학벌은 지역적인 것이라 이를 미국 출신 유학생들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데 이용해 온 것이 오늘날까지 이른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 사람들은 열등한 학생들이라... 미국에 종속되어 결국은 지배받는 지배자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당시 유학생들의 출신 배경까지 거슬로 올라간다면 한국을 지배하는 엘리트 카르텔의 정체가 더욱 분명해 지리라 봅니다. 다만 이것보다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작업은 더 추악하기에 쉽지가 않을 것 같네요.
잡담 | 1363명이 읽었어요. 3.133.132.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