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텔의 4연승. 레이스 내내 1~3위와 그 외의 드라이버들 간의 페이스 차이가 워낙 컸습니다. 초반 맥라렌 듀오와의 엎치락뒤치락하는 승부 끝에 3위로 올라선 알론소는 웨버와는 비슷하게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만 엇비슷해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슈퍼 랩을 빵빵 질러대는 베텔과는 격차가 점점 벌어질수 밖에 없었습니다.
레이스 절반 가까이를 소프트로 버틴 끝에 레이스 선두권이 하드로 타이어 교환을 시작했고 그때부터 알론소가 미묘한 퍼포먼스 우세를 나타내며 웨버의 뒤에 붙었습니다. DRS존이 두개나 있는 서킷 특성상 곧 추월하리라 봤는데 쉽게 제끼지를 못하고 오히려 2초 넘게 갭이 벌어지는가 싶더니 때마침 터진 웨버의 KERS 고장을 틈타 48랩째에 2위를 빼앗는데 성공합니다. 후반에 접어들어서면서 베텔보다 우세한 랩 타임을 여러번 뽑아냈지만 10초가 넘는 시간차를 줄이기에는 남은 랩이 너무 적었고, 더군다나 연료 부족이 걱정되는 상황이라 끝까지 푸쉬하지 못하고 2위로 만족하게 됩니다.
길다란 스트레이트 두 곳에 모두 DRS 존을 설정해서 첫 DRS존에서 추월했다가도 두번째 DRS존에서 재차 추월당하는 일이 중위권 배틀에서 많았습니다. 마싸는 키미와 줄곧 아웅다웅하다가 가까스로 6위를 사수했고, 그 밑 순위에서도 마찬가지로 물고 물리는 접전이 이어졌습니다. 정작 1위는 레이스 내내 무진장 편안했는데 말이죠..
자잘한 사고 또한 많았습니다. 첫 랩 첫 코너에서 베르뉴와 슈마허의 충돌로 베르뉴는 프런트 윙을 깨먹고 슈마허는 오른쪽 리어 타이어가 펑크가 나다못해 트래드가 홀딱 벗겨지고 사이드월만 남아서 덜렁덜렁 기어가는 추태를 보이며 피트로 들어가더니 19랩째에는 페레즈와 리치아르도가 충돌해 이번엔 페레즈의 오른쪽 리어가 타이어가 슈마허랑 '똑같은 모양으로' 펑크가 나서 사이드월만 남았습니다. 페레즈는 타이어 한번 갈더니 곧 리타이어했고, 슈마허는 후미에서 줄곧 달리다가 레이스 후반에 리타이어. 그 외에 드 라 로사가 코너에서 스핀해 배리어를 엉덩이로 들이받고 리타이어하는 모습도 보였네요.
베텔의 승리를 저지하진 못했지만 알론소에게는 그나마 다행인 결과입니다. 아직 사정권이라 할만한 13포인트 차. 시즌은 아직 3경기나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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