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닉 크루즈 하면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는
현란한 풋워크인데요.
풋워크와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크루즈가 단순히 효율적인 회피와 공격을 위해서 현란한 풋워크를 밟는게 아니라
그런 풋워크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한 계기, 만든 과정, 그에 따른 크루즈의 철학,
복싱의 풋워크를 MMA에 접목한 과정, 그리고 그 차이점을 두는 이유
풋워크를 잘 쓰는 MMA선수들에 대한 이야기 등등등
많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게다가 정말 대단한건
이 인터뷰가 2년 전에 했던 내용인데요.
그러니까,,
크루즈의 풋워크가 완성되고, 그만의 스타일이 MMA에서 독보적이라는 게
증명이 되었기 때문에
풋워크 자체에 대한 심도있는 인터뷰가 진행될 수 있겠죠.
개인적으로 크루즈의 인터뷰 내용 중에
"케이지 안에서 상대와 서있으면 펀치를 뻗기전에 가장 먼저 움직이는게 발이다.
경기할 때 제일 처음 움직이는게 니 발이라면 발 움직이는 것부터 제일 먼저 연습하는 것도 괜찮지 않나?"
라는 내용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크루즈의 풋워크는 현대 MMA에서 가장 진화된 스타일이라고 불리는데
이미 최소 6~7년 전부터 이런 스타일을 추구했고 서서히 완성시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 겁니다.
정말 현대 MMA의 새로운 선구자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것 같아요.
그리고 이 인터뷰를 읽으면 아시겠지만
도미닉 크루즈라는 선수는 정말 머리가 좋은 천재파이터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합니다.
--------------------------------------------------------------------------------------
Q:도미닉 너에게 있어서 '풋워크'라는 단어는 무엇을 뜻하나? 개인적으로 '풋워크'란 무엇이다 정의해봐.
A:음. 표현이 허세스럽겠지만.. 풋워크는 한 사람이 자기의 파이팅 스타일을 표현하는 거라고 봐. 난 가끔 내게 혹은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풋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깊이 생각하곤 하지. 나의 경우, 풋워크는 내가 어떻게 싸우는지 그대로 드러낸다. 상대방을 때리고 시합을 이기려는 의도를 가진 모든 동작 중 언제나 최초의 시작은 발부터 움직여야 하니까.
가장 먼저 움직이는 건 언제나 스텝 혹은 발의 움직임어야 하지. 팔이나 손이나 머리가 뭘 하고 있는지는 아무 상관없다. 펀치든 킥이든 뭐든 뻗기 위해 모든 것은 발을 어디로 움직였는가에서 시작된다. 정말로 풋워크는 격투를 하는 사람에겐 누구에게나 기본이 되는 거야. 파이팅 스타일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다.
Q:이미 약간은 대답을 얻은 것 같지만, 그래도 도미닉아 풋워크가 왜 그렇게 중요한지 간단한 예를 들어 설명해줄래?
A:경기를 볼 때 스텝 싸움을 관찰하면 풋워크가 무척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지.
스텝 공방을 분해해서 관찰하는 건 일반인들에겐 어려운 일이야.
거의 그리드 비젼 수준으로 경기를 볼 수 있어야 하거든.
나는 경기를 분석할 때 사람의 움직임을 덩어리로 나눠서 본다.
움직임은 발에서 시작하여 엉덩이로 올라가지. 먼저 발을 디딘 다음에 파워가 엉덩이로 전달된단거야.
그 다음에 엉덩이로부터 어깨나 팔이나 등등으로 전달된다.
중요한 점은 경기 중에 뭘 하든 간에 발을 움직여야 한다는 거야.
발 없인 아무것도 없다. 풋워크는 교통수단과 같아. 출근하기 위해 타고 다닐 자동차를 가지는 것과 같아.
만약 신체의 다른 부위를 움직이는법을 연습하는만큼 발을 움직이는 연습을 해주지 않는다면 너의 동작은 따로 놀게 될거다.
Q:지금처럼 능숙한 풋워크를 가지게 되기까지 얼마나 오래걸렸어?
A:지금까지도.
내 커리어 전체를 걸려서 발전하고 있는 거지.
나의 코치인 에릭 델 피에로를 처음 만나고 생애 처음으로 캘리포니아에서 한 두경기 싸웠던 시절로 돌아가보자면
그때도 나한테 풋워크가 있긴 했어. 하지만 연습을 한 적은 없었지. 그때까진 풋워크에 집중하지 않았어.
당시에는 풋워크가 얼마나 많은 장점이 될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어. 몇 번 더 전적을 쌓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지.
풋워크만을 위한 훈련을 따로 만들어 풋워크에만 집중된 훈련을 하기 시작한 후에야
비로소 진짜로 발전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시합에서 어떤 차이를 만들기 시작하더라.
Q:갑자기 큰 깨달음을 얻은 순간이 있었니? 풋워크를 수련하던 중에 갑자기 훈련을 이렇게 해야겠다라는 깨달음이 왔던 적이 있어?
A:있었지. 처음으로 피벗스텝을 써서 빠져나가는 걸 배웠을 때야. (pivot. 예를 들어 앞발은 고정한채 뒷발로 콤파스 그리듯이)
패드를 치던 중이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펀치를 치고 나서 피벗스텝으로 특정한 방향으로 빠져나갈 수 있게 되었어.
내 풋워크가 마치 폴짝폴짝 뛰어다니면서 아무렇게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사실은 정해진 6개~10개의 패턴을 따라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스타일을 창조하는거야.
누구와 싸우는지에 맞춰 움직임을 창조하고 특정한 공간에서 셋업 펀치를 내는 것이지.
나는 상대방에 따라 풋워크의 패턴을 갈아타며 언제나 상대방을 (정면이 아닌) 바깥쪽에 둘 수 있어.
여튼 내가 풋워크 눈을 떴던 순간은 펀치를 치며 피봇 스텝으로 빠져나오는 방법을 처음 배웠던 때였다.
그 풋워크가 내가 줄넘기가 아닌 기술적인 것중에 처음으로 배운 진짜 풋워크였어.
Q:피벗을 마스터한 뒤에는 풋워크를 더 향상시키기 위해 어떤 스텝들을 추가로 익혔어? 어떤 순서로 배워나갔지?
A:사람들이 풋워크를 깨닫고 활용하는걸 매우 어려워하는 이유를 생각해봤는데
풋워크가 어려운 이유는 상대방의 다음 동작이 어떻게 나올건지를 알아야만 풋워크로 재미를 볼 수 있다는 게 이유야.
풋워크를 일정 부분이라도 활용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지 미리 알고 움직여야해.
니가 뭘 셋업하고 싶든간에, 상대의 다음 동작을 알아야 너의 발을 적당한 방향으로 이동해서 어떤 셋업을 하지.
그건 그렇고, 원래 니가 했던 질문에 답하자면 풋웍을 향상시키기 위해 했던 건 스피드와 플라이오메트릭스 훈련이다.
어떤 공격을 어떤 위치에서 어떤 타이밍에 해야 하는지 조금씩 알게된 다음부터 나는 (풋웍을) 더 민첩하게 움직이기 위한 훈련을 시작했어.
어떤 풋웍이든, 그걸 더 빨라지게 만드는 훈련방법은 플라이오메트릭스, 줄넘기, 그리고 수천 수만번의 반복연습 뿐이다.
내가 갖고 싶은 풋웍 패턴 하나를 배우면 그때부터 나는 연습 전후의 시간에 내 머리속에 발의 그런 움직임이 정확하게 새겨지도록 계속 생각했어.
1라운드 3분동안 50번이고 100번이고 똑같은 풋웍을 반복하는 식으로, 그런 식을 반복 또 반복 또 반복했어. 더 빨라질 수 없을때까지.
어떤 풋웍이든 그렇게 해야만 진짜로 가지게 될 수 있었어.
단순히 패턴을 알게 되어 뭐 시도해보는 그런 수준을 넘어서
진짜로 어떤 풋웍을 내껄로 만드는 경지에 오르려면 그런 방법 밖에 없더라.
Q:운동선수의 움직임을 모방한 건 없어? 여기 저기서 조금씩이라도?
A:오, 물론 있지. 풋볼의 러닝백과 디펜시브백을 얘기할 수 있겠군.
러닝백은 왜 뽑았냐면 걔네들이 라인을 만들면 풋볼의 수비진과 공격진이 필드 가운데서 일자로 대치하는데 마치 가운데에 거대한 벽이 있는 것 같아.
그 벽을 두고 양쪽에서 밀어대는데 사실상 그 벽은 풋볼의 규칙 때문에 만들어진 상상 속의 벽이란 말이지.
이 친구들은 서로 한 뼘의 전진도 허용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거기에 벽이 생기는 거야.
벽이 있는 이상 풋볼 게임은 평행적인 싸움이 된다. 벽을 무너트리지 않고 뛰어다녀야 하기 때문에 러닝백과 디펜시브백은 좌우로 움직이거나 라인을 넘어 앞 뒤로 오가는데 그걸 미친듯이 빠르게 밟아야만 한다. 이건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아니야.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란 격투에서 많이 보는 전진, 후진 스텝이지. 격투기를 보면 모두다 왼발 앞으로 오른발 앞으로, 이렇게 전진하거나 똑같은 방법으로
후진을 하지. 격투에서는 옆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없어.
....중략 ...
Q:격투기 선수를 뽑아주면 안 돼? 격투기 선수 중에 네가 동경하는 풋워크를 가진 선수 또는 니가 풋워크에 대한 힌트를 얻은 선수는 없어?
A:풋워크야 많은 선수들이 가지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풋워크를 잊은 것 같아. 잊혀진 기술이랄까.
풋워크를 쓰는 선수는 널렸지만 그 중에도 최고로 많이 쓰는 건 복서들이지.
그래서 난 복싱 경기도 많이 본다.
내가 쓰는 풋워크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선수는 아무래도 무하마드 알리와 윌리 펩이라고 본다.
어릴 때 윌리 펩을 존경하게 되어 그의 경기 테이프를 많이 봤어. 두 선수 다 올드 스쿨이다.
윌리 펩에 대해서 크게 눈길을 끌었던 점은 그의 풋워크가 종합격투기 관점에서도 통용되는 성질이란 거다.
난 그저 발을 잘 움직이는 선수를 찾고 있었던 게 아니야.
복싱을 보면서 나는 종합격투기에 갖고와서 써도 되는 풋워크를 구사하는 누군가를 찾고 있었단 말이지.
오늘날 저 많은 종합격투기 선수들을 봐. 많은 선수들이 NCAA 레슬러지? 4타임 올-아메리칸부터 해서 4타임 챔피언까지 많단 말이야.
그런데 격투기에 넘어와서는 어째 적응을 못하는 친구들도 있어.
그건 그 친구들의 레슬링이 MMA라는 스포츠에 잘 스며들 수 있는 레슬링이 아니라서 그래.
복싱을 보며 풋워크를 관찰할 때도 그 점을 항상 명심해야지. 누가누가 MMA에서 써도 먹힐만한 풋워크를 가졌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구.
특히 이말을 하는 이유는 MMA에서는 두발 딱 심어두고 서 있어선 안되기 때문이야. 바로 테익다운 당할껄.
MMA에서는 니 앞의 상대가 온갖 방향으로 달려들거든, 보통 연습하는 펀치 방향이 아닌 쪽으로도 들어온다구.
그래서 특이한 각도로도 칠 수 있어야해.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은 스위치를 할 수 있어야한다.
MMA는 아직 신생 스포츠야.
진짜루, MMA는 '저건 틀린 동작이다'라고 할 수 있는게 없어. 아직도 새로운 기술의 개발이 진행중이니까.
윌리 펩을 얘기하고 있었지. 윌리 펩의 옛날 테이프들을 보면 그가 상대방을 자기 파워 영역으로 끌어들여. 자기 풋워크 안으로 끌어들여, 상대방을 자기 펀치 속으로 몰고간다구. 그것이 바로, 풋워크를 경지까지 연성하면 도달하게 되는 한 단계 더 높은 경지의 풋워크야.
이쯤되면 풋워크로 단지 너 자신의 발을 움직이는게 아닌거지, 응, 니가 몇년이고 반복 연습한 그 패턴대로 니 발을 움직이는 그런 수준이 아니라 너의 풋워크는 니가 던지는 펀치 속으로 상대방을 몰아넣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실제로는 네가 상대방을 조종해서 니가 던지고 싶은 펀치에 맞기 좋은 위치로 이동시키는 와중에도 상대방은 네가 곧 자신의 펀치에 걸리기 일보 직전이라고 생각하지. 그게 바로 풋워크의 한 단계 높은 경지다.
Q:현대 일류 프로 MMA 선수들의 전반적인 풋워크 수준은 얼마나 높다고 생각해?
A: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야. 아직까지 어떤 특정한 요소에 대해 어떤 등급을 매기기 어려운 시기야.
이 스포츠 자체가 워낙 새로운 스포츠라서 아직까지는 모든 부분을 합쳐서 평가할 수 밖에 없다.
딱 풋워크만 두고 점수를 매긴다는 건 의미없는 것 같아. 내 자신의 풋워크만 해도 아직 점수로 평가된 적이 없는데 내가 어떻게 알겠어?
그럼 내가 예를 들어주지. 레슬링부터 보자면 난 일류 MMA의 레슬링 수준이 아주 좋거나 최상의 수준이라고 봐.
주짓수에 대해서도 똑같이 생각해. 타격 레벨은 점점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구.
그런데 풋워크에 대해서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은 거의 못봤기 때문에 물어보는거야. 이 정도면 정확히 설명되나?
글쎄 내 생각에 풋워크는 사고,인지,지각에 달려있다.
그런 이유로 풋워크에 매진하는 선수가 적은 것 같지만 사실 풋워크의 중요성은 나 같은 선수에게는 너무 당연한 거야.
케이지 안에서 상대방과 반대편에 서 있어. 아직 펀치 뻗기 전에, 처음에 제일 먼저 움직이는 게 뭐지? 발이지.
경기할 때 제일 처음 움직이는게 니 발이라면 발 움직이는 것부터 제일 먼저 연습하는 것도 괜찮지 않나?
이런 관점에서 보면 MMA는 아직 소수의 선수들을 제외하면 기술로서의 풋워크에는 근처에도 가본 적 없다는 얘기야.
내가 말한 소수의 선수들이란 경량급 선수들. 라이트급과 그 아래 체급 선수들이고.
중량급으로 갈수록 풋워크는 더 둔탁하고 단조로워지는데, 이런 경향에 동반하여 파워는 올라간다.
그런 이유로 풋워크의 유용성에 논란이 많기도 해.
내가 제일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가 '것봐. 도미닉은 아무도 KO시키지 못해. 굳건한 스탠스를 안 하니까.' 라고.
맞는 말인데 하나 추가하자면 나는 맞지도 않아.
시합을 이기는 방법은 잡히지 않고 맞지 않고 상대방을 때리는 것 아냐?
난 상대방이 날 때린 것보다 두배는 더 때리는걸.
내가 KO는 많이 못 시켰을지 몰라도 데미지 입지 않고 시합을 이겨왔다.
내 생각엔 그게 바로 시합에서 해야할 일이다.
KO는 나중에 발을 단단히 붙이는 법을 배웠을 때 따라오는 것이고.
제레미 스티븐스 같은 선수를 보자. 이런 선수들은 신이 주신 파워를 가지고 있어.
그런 선수들을 자세히 보면 다리와 발이 정적이고 스탠스가 넓어서, 지면에 너무나 단단히 내려있어서
자신의 모든 전력을 실어 펀치를 날릴 수 있다.
반면 나 같은 부류의 선수는 상대에게 펀치를 맞추되 상대방이 날 맞춰야할 타이밍에는 그 자리에 있지 않아야 하므로
언제나 발을 움직이고 있어. 그러다보면 파워는 감소할 수 밖에 없다.
풋워크는 기술이야.
파워와 풋워크, 움직임과 정적임 모두를 갖춘 최고의 조합을 찾아내려면 아주 섬세한 노력이 필요하다.
Q:예시를 들어볼까. 헥터 롬바드는 스텝은 거의 안 밟지만 엄청나게 폭발적이다.
헥터 롬바드의 경우에 풋워크가 별로 좋지 않으며 천혜의 신체능력에 묻어가는 풋워크일 뿐이다 라고 평가하는지?
A:내가 말하는 예시가 바로 이 사람이네. 모든 사람은 자기 신체와 힘과 파워에 따라 잘 맞는 풋워크를 선택한다고 생각해.
그들이 자신의 풋워크를 결정하는 방식은 마치 어떤 사람이 사우스포를 할 건지 일반스탠스를 할 건지 결정하는 것과 비슷한식이야.
체육관에 처음 입관할 때는 아직 어느게 자신한테 맞는지 모르지. 그냥 '자기한텐 이게 맞는것 같다'는 느낌을 따라가게 된다구.
파이터들이 자기 풋워크를 선택하는 과정도 이런 식이야. 만약 그들이 풋워크에 대해 더 많이 더 깊이 생각해봤다면
그들의 게임을 더 발전시켰을 수도 있다는 게 내 의견이야.
하지만 한 번 더 강조하자면 그건 백퍼센트 개인 취향의 문제일 뿐이지.
풋워크에 대해 고민 한 번 해보지 않아도 수십승을 거두고 있는 파이터들도 정말 많다는 것도 아니까.
그래도 이런 얘기를 하는건 이런 대화를 통해 MMA라는 스포츠가 어디로 발전해가는지 토론할 수 있으니까.
미래에는 풋워크를 주제로 얘기할 날이 온다.
Q:두 선수에 대해 얘기해보자. 둘 다 훌륭한 풋워크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지만 비전문가인 내 눈에는 서로 정반대의 스타일을 가진 두 선수야.
한 명은 프랭키 에드가, 다른 한 명은 료토 마치다인데, 그 두명의 스타일에 대해 비교 좀 해주고
MMA의 풋워크에 이렇게 다른 두 개의 스타일이 동시에 존재하는 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얘기해줄래?
A:먼저 그 두명의 스타일을 분석하고 너의 눈에 왜 그렇게 보이는지 설명해줄게.
마치다라고 하면 전격 돌진하면서 폭격하는 모습으로 보이지만
사실 마치다는 좀 전에 내가 말한 윌리 펩과 마찬가지로 한 차원 높은 단계의 풋워크를 구사하고 있어.
그는 자기 펀치 속으로 상대방을 끌어들이거든. 난 폭스 티비의 해설자로 활동하면서 료토를 분석했기 때문에
그의 경기 영상을 수없이 많이 보았어. 사실 개인적으로 마치다의 앵글을 배껴서 내껄로 만든 것도 많아. 왜냐하면 가라데에서 기원한 그의 앵글은 복싱과 킥복싱에서 볼 수 있는 어떤 앵글과도 정반대거든.
원래는 갈 수 없는 각도인데도 가라데에서는 할 수 있어.
그는 아무도 본 적 없는 요상한 앵글에서 때리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스탠스를 스위치할 줄 알기 때문이지.
마치다는 말그대로 파이터들의 파워 구역으로 (예를 들면 오른손 잡이의 오른손쪽?) 진입하는 방향으로 돌면서
움직임 중간에 사우스포로 스위치해서 왼손 스트레이트와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던지며 개돌폭격을 하지.
그건 기본기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그가 이렇게 할 수 있는건 강펀치를 맞추기 위해 상대방이 있어줘야 할 자리로 상대방이 들어오게끔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야.
여기에 당하면 그의 펀치는 너를 두배로 쎄게 강타하게 된다. 마치다는 이미 네가 아무런 카운터 동작을 할 수 없는 위치로 너의 스텝을 유도해놨으니까 말이다.
그 순간에 펀치를 피할 수도 없어. 왜냐하면 마치다가 옮겨놓은 니 발에 니 체중이 전부 실려있는 타이밍이거든.
이게 바로 마치다가 하는 짓이야. 그는 상대를 끌어들이는 풋워크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
마치다의 풋워크도 좋고 움직임도 훌륭하고 스피드도 빠르지만, 무엇보다도 그는 거리를 이해하고 있어.
마치다만큼 거리를 잘 이해하면 니가 원하는 자리로 상대방을 유도할 수 있어. 상대방이 파고 들어올 수가 없으니까.
너는 이미 니가 좋아하는 거리에 상대방을 묶어두는거야. 그렇게만 되면 싸움은 니가 지휘하는 것이지.
펀치 킥 니킥을 네가 원하는 거리에서 맞출 수 있도록 상대방을 움직일 수가 있어.
마치다랑 싸울 때 제일 먼저 해야하는 건 그의 거리를 부수고 찢어놓는 거다. 그것부터 작동을 멈추게 해야돼.
안그러면 그가 시종일관 널 갖고 놀겠지. 너는 테익다운도 하지 못해.
다음으로, 프랭키 에드가는 료토와는 다른 스타일이야. 내 스타일에 가깝지.
그래서 그 친구는 훨씬 더 움직임이 많아보이는거야. 또 프랭키가 훨씬 작고 가볍기도 해.
료토와 비교해서 프랭키는 훨씬 민첩하게 쉬지않고 움직이는걸 볼 수 있는데 그건 매순간 페인팅을 쓰기 위해서야.
프랭키가 쉬지 않고 페인팅을 쓰는 이유는, 그렇게 함으로써 스텝 없는 파이터들의 파워를 피하기 위해서다.
페더급에는 스텝을 적게 밟고 파워가 막강한 선수들이 많아. 만약에 그들과 맞서 페인팅 모션을 그만두고 상대가 때리도록 허락하면 KO당하고 말겠지.
프랭키는 자기가 인-아웃, 인-아웃, 인-아웃을 반복하면서 어떤 때는 인-아웃에 펀치를 섞고 어떤 때는 펀치 없이 인-아웃만 해주는데 그렇게 하면 상대방은 이때 카운터를 쳐야하는지 펀치가 나오기를 기다려야하는지 모르는 상태에 빠진다는걸 알고 있어.
그런 플레이를 하면 상대방의 머리 속에선 긴가민가?? 하는 추측이 시작된단 말이야.
이제 프랭키는 이리저리 옮겨다니면서 공격을 하든 카운터를 치든 자기 맘대로 할 수 있어.
만약 페인팅 때문에 상대가 공격을 주저하고 있다면, 프랭키는 공격만 퍼붓는다.
페인팅에 반응하여 상대가 어떤 공격을 내는 경우는? 그럼 그걸 통해서 프랭키는 상대가 뭘 치려고 하는지 알게 되는 것이고.
이쯤 되면 프랭키는 상대의 공격을 이끌어내서 거기에 카운터로 치거나 테익다운을 시킬 수 있다.
이렇듯 그의 모든 플레이는 페인팅으로부터 시작된다.
만약 네가 페인팅에 반응하지 않고, 어차피 프랭키의 움직임이 페인팅 투성이일뿐 진짜로 치지는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는 근거로 가만히 있기로 한다면? 그러면 프랭키는 완전 공격빈도를 높여서 미친듯이 많은 공격횟수로 너를 점수차로 압도할거야.
반면, 네가 카운터를 치기로 결정하고 어떤 공격을 뻗게 되면 프랭키는 너에게 카운터를 치거나 테익다운을 시킬거야. 혹은 니가 뭘 뻗는지 관찰하면서 위험 지대 밖에 머무르다가 너의 반응에 맞춰서 수정된 새로운 공격을 가지고 올거야.
페인팅의 효과는 이런 것이다. 프랭키는 이런 식으로 풋워크를 활용하는거야.
Q:풋워크 속에는 공격을 위한 용도가 얼만큼이며 방어를 위한 용도가 얼만큼인지? 또는 두가지 용도가 티나지 않게 섞여있나?
A:풋워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 난 공격용과 방어용이 따로 나눠진듯 보이지 않게 하나로 합치는 편을 선호하는데.
나의 방어와 공격이 섞여서 둘이 똑같이 보이도록 만들고 싶어.
내가 풋워크를 써서 접근할 땐 공격을 하는 중에도 데미지를 입지 않도록 상대의 약한 측면으로 파고 들어.
같은 이유로 내 머리를 신체 중심 선에서 바깥으로 빼고. 많은 선수들이 이걸 하지 않더군.
많은 선수들이 그냥 그저 발을 움직여서 들어가서 치든지 안 치든지 하는데. 난 공격할 때, 방어하는 상대방이 할 수 있는 공격 옵션이 최소화되게 만드는 어떤 전략적인 위치를 선정해서 공격하는 걸 추구한다.
Q:풋워크가 더이상 좋아질 수 없는 한계가 있나? 이미 너무 많이 해서 풋워크로 가질 수 있는 효과란 효과는 모두 다 얻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 발전할 게 없는 시점이 존재하는지?
A:발전시키는만큼 더 효과가 생긴다. 어떤 것의 발전에도 한계는 없다고 생각해. 정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계속 연마하는 것 뿐이야.. 그게 시합에서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지 깨달을때까지.
풋워크가 누구에게나 필수적인 건 아니야. 하지만 나는 진심으로 이 스포츠의 진화는 풋워크의 진보를 포함할 거라고 믿고 있어.
풋워크를 훈련하기로 결정했던 건 아주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어.
예전에, 모든 선수들과 그들의 스타일과 무엇을 하는지 쭈욱 살펴봤어.
모두의 스타일을 보아하니 다들 똑같은 걸 연습하고 똑같은 걸 하고 있었어. 그래서 그들과 다르게 할 수 있는게 뭐가 있는지 찾아야했어.
그들은 이미 모든 선수들이 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대비를 해온 사람들인데 내가 뭘 해야 그들을 이길 수 있을까?
난 그들과 다른 움직임, 그들과 다르게 보이는 어떤 것, 다른 사고방식과 다른 스타일을 만들어서 이 스포츠에 선보이고 싶었어.
그걸 시작했던 게 풋워크야. 앵글의 관점과 방어적인 사고방식으로 독특한 스타일을 시작했지.
MMA가 계속 성장한다면 내 사고방식이 일반적인 게 될거야. 우린 고작 4온스 글러를 끼고 정강이 보호대도 안 하니까.
이렇게 최소의 보호장비로 싸울 때 첫번째 목표는 '안 맞기' 여야 한다.
복싱에서는 6온스 글러브를 끼지 않나? 2온스나 더 얹은 거잖아.
Q:복싱은 8온스일텐데.
A:8온스 글러브. 그럼 4온스나 더 얹은 거라구. 그들은 우리가 손에 감는 것보다 두배나 많은 가죽으로 싼다는 거지.
우리랑 글러브조차 다른 걸 끼는 복싱이나 무에타이의 스타일을 따라한다면 도대체 뭐가 도움이 되겠어?
일단 우린 안 맞는게 중요해. 안 맞는 유일한 방법은 발과 머리를 움직이는 것 뿐이야.
Q:너의 특유의 풋워크와 패턴을 연습했던 것 중에 그걸 써보고 나중에서야 그렇게 하는게 잘못된 것이었음을 알게된 적도 있어?
A:당연히, 실패작도 있다. 시도를 해보니 실패하는 것들도 있어. 하지만 쓸모 없는 것이 많지는 않아.
써봤더니 실패하는 게 있긴 한데, 스파링이나 시합에서 뭔가를 써보고 실패했을 때의 대가는 KO당하는 것이니까, 그게 단점이지.
하지만 불행히도 뭔가를 배우는데는 그 방법 밖에 없어.
이 스포츠에서 편하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배우고 깨닫는 유일한 방법은 얻어 맞고 깨닫는 거야. '이걸 하면 너무 크게 맞는구나. 다시는 이걸 안 해야겠다.'
Q:유라이야 페이버의 풋워크는 어떤 레벨이라고 봐?
A:페이버는 굉장히 넓게 벌리는 스탠스를 가지고 있어. 파워를 최대화하기 위해 극단적으로 넓은 스탠스를 잡는거야.
그는 큰 오버핸드 라이트를 맞추기 위해서 레프트 훅과 레프트 바디를 훼이크로 자주 쓴다.
오버핸드 라이트가 그의 최대 살상력을 가진 무기다.
그 펀치에 대해 타고난 타이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그걸 주무기로 쓸 수 있을거야.
KO 파워를 가지고 있는 뿐만 아니라 그 친구는 대부분의 사람이 가지지 못한 라이트 빤치 타이밍을 가지고 있어.
그건 마치 조니 핸드릭스랑 비슷한거야. 조니는 그게 왼손이지만.
그의 풋워크는 크게 대단한 건 아니었어. 내 생각엔.
솔직히 말하면 그가 풋워크를 최고로 잘한 건 나랑 싸울 때였어.
그 당시에 페이버는 풋워크를 어느때보다도 많이 훈련한 듯 보였어. 나에게 맞춰 움직여야하는걸 대비해서 엄청나게 훈련한 거겠지.
나랑 2차전 할 때 그가 보여준 풋워크가 그의 커리어에서 본 것 중에 최고였다.
그 좋은 풋워크를 나랑 싸울때만 쓰고 다른 선수와 싸울 때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더라. 당황스러워.
그런 풋워크... 헤난 바라오와 할 때 테익다운과 섞어서 썼으면 정말로 괜찮았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안 쓰더군.
내 의견은, 페이버는 실제 사용하는 것보다 더 좋은 풋워크를 가지고 있어.
Q:너를 제외하고 UFC에서 제일 좋은 풋워크는 누구야?
A:드미트리우스 존슨.
Q:왜지?
A:왜냐하면 그 친구는 스위치를 쓸 줄 알고 앵글을 이해하고 있으니까.
그는 어디에 있어야 데미지를 안 입는지 이해하고 있어.
데미지를 입지 않기 위해서 발을 어디에 디뎌야 하는지 알고 있다.
막말로 내가 싸워본 사람 중에서 문자 그대로 '와, 진짜 빠르다. 좃나 조올라 빠르다.' 말하게 만든 유일한 사람이야.
그 친구가 단지 손과 머리의 움직임만 빠른 게 아니었어.
얘는 발의 움직임으로 빠르게 움직였어. 그런 상대를 그 전까지는 상대해본 적이 없었어.
그 움직임에 대응하는 방법을 만들어내는건 내게도 정말로 심각한 도전이었기 때문에 드미트리우스 존슨과의 일전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
그의 발의 움직임과 발에서 시작되는 몸의 움직임은 사실 나보다 살짝 더 빨랐어.
하지만 내가 더 유리했던 부분은 사이즈, 나도 발을 움직일 줄 안다는 점,
그리고 레슬링 측면을 게임에 끌어들이는 추가옵션이 있었다는 점이야.
재밌습니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듯.
격투기 | 1949명이 읽었어요. 3.145.64.1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