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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리파잉에서는 여전히 메르세데스가 절대 강자라는 걸 입증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미디엄을 끼고 나와선 소프트로 달린 페라리를 짓눌러버리는 압도적인 퍼포먼스. 금요일까지와는 다르게 토요일 당일엔 해밀턴이 일관적으로 니코보다 약간 더 좋은 페이스를 보였습니다. 페라리는 확실히 작년보다 진보한 모습입니다만 메르세데스를 잡을 정도는 아니고, 오히려 윌리엄스와 기가 막힐 정도로 퍼포먼스의 갭이 없습니다. 시즌 전체로 봤을땐 컨스트럭터 2위 싸움은 인시즌 개발경쟁에서 어느 팀이 더 효과를 거두느냐에 달린 거 같습니다.
마루시아를 인수한 마노는 경매에 팔아치우려고 시스템 다 포맷한 바람에 소프트웨어를 날려먹어서 차에 시동도 걸지 못하는 불행한 상태입니다. 어떻게든 차를 제 시간에 내보내려고 이번 주 내내 개고생을 했지만 결국 퀄리 시간에 맞추지 못했습니다. 이들이 개러지에서 나오지 못하는 바람에 맥라렌은 굴욕의 bottom line을 점유해야만 했습니다. 금요일에는 혼다의 파워유닛이 순수 출력 환산으로 메르세데스와 200마력 이상(!!) 난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습니다. 파워유닛의 여러 가지 문제로 제 출력을 못내고 저출력으로 달리고 있다는데...그리고 개막전에 맞출 수 있을까 우려되던 또 하나의 팀 포스 인디아도 역시나 사이좋게 밑바닥으로 내려갔습니다.
붉은 소 군단은 6두품 토로 로쏘가 성골 레드불에게 똥침을 놓는 하극상을 보였습니다. 레이서 집안의 2대째들로만 엄선된 토로 로쏘는 레드불의 크비얏보다 한참 좋은 기록을 작성했으며 특히 사인즈 주니어는 레드불 에이스인 리카도 바로 아래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레드불-르노 진영에 있어서는 별로 좋지 않은 징조인 것이, 1군과 2군팀이, 그리고 경험자와 루키들의 갭이 나기는 커녕 하극상을 걱정해야 할정도로 르노의 엔진과 레드불의 패키징이 좋은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반영하는 문제기 때분입니다.
반 데 가르데와의 법정다툼으로 에너지를 소비했던 자우버는 극적으로 합의 후 고소취하가 이어지면서 무사히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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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첫 경기 다운 서바이벌 레이스였습니다. 끝나고보니 남은건 11대.
마감에 늦은 마노 두대에 더해 보타스가 퀄리파잉 후 등부상으로 나오지도 못했고, 그리드 정렬 전에 크비얏과 마그누센의 엔진이 퍼지면서 아웃.
스타트에서 키미와 페텔의 자리싸움 여파로 컨택의 연쇄반응이 일어나면서 로터스 듀오가 사이좋게 퇴근했고, 페르스타펜은 엔진 블로우로 아웃. 키미는 레프트 리어 타이어의 교체 미스로 아웃.
살아남았던 사인즈 주니어도 휠건 미스로 40초를 날려먹으며 9위로 주저앉았고, 페레즈도 버튼과의 충돌 이후 어찌어찌 완주에 성공. 애초에 저출력 모드로 레이스가 아니라 테스트 때 못 쌓았던 마일리지를 쌓으려 나온 듯한 버튼은 다운쉬프트에 트러블이 생기는 악조건에서도 버텨내며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11위라서 혼자만 포인트가 없었습니다.
원스탑 레이스가 되는 바람에 전략적인 변수는 거의 없었습니다. 내구와 신뢰성이 변수가 된 레이스였네요. 메르세데스는 예상대로 원투를 차지했고, 해밀턴은 편안한 폴투윈 레이스를 펼쳤습니다. 니코와의 갭이 그닥 크지는 않았습니다만, 정작 배틀이 있었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서 해밀턴 뜻대로 페이스를 조정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페라리는 무려 첫 경기에서 페텔을 포디움에 올려놓는 쾌거를 거뒀습니다. 작년엔 전 시즌 걸쳐서 이 팀이 포디움 올라간게 두번입니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를 잡을 생각보다는 윌리엄스랑 시즌 내내 멱살잡이할 걱정이 앞설듯.
두명의 브라질리언 펠리페가 나란히 4,5위를 차지했습니다. 펠리페 나스르는 F1 데뷔전에서 무려 5위를 차지하는 쾌거까지 거뒀습니다.
레드불-르노 진영은 다시한번 엔진 신뢰성에 물음표를 떠올리게 됐습니다. 4대중 2대가 퍼져서 포인트를 따지 못했다는 걸 생각하면 작년보다 더 심각한 출발이 아닌가 싶은데요. 덕분에 17세 6개월로 최연소 F1 포인트 획득을 노리던 페르스타펜이 물을 먹었죠. 페텔이 레드불을 탈출한게 신의 한수가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맥라렌은 뭐 더 말하기도 힘들 정도로 갈길이 멉니다. 호주에서도 뻗을까봐 출력을 다 내질 못했는데, 다음은 설상가상으로 덥고 습한 세팡 서킷입니다. 알론소가 세팡에서도 못나올거란 소문이 돌던데, 지금 상황 봐선 푹 쉬다 나와도 괜찮아 보일 지경입니다. 나오나 안나오나 포인트랑은 인연이 없을테니까요. 사실 백마커나 하는 알론소는 별로 보고 싶지가 않습니다...
F1 | 1099명이 읽었어요. 52.15.57.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