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갔다와서 피곤했는데도
월e가 극장가에 걸렸길래 충동적으로 표를 끊었는데...
픽사가 이번엔 그 동안의 모든 노하우를 쏟아부어
제대로 된 명작하나 찍어냈나봅니다...
몇백년 후의 지구에서 홀로 바퀴벌레 한 마리와 뽈뽈거리며
고철 블록으로 빌딩을 쌓아가는 월e,
그리고 중대한 임무를 받아 황폐화된 지구로 날아온
탐사로봇 이브의 로맨스는 전형적인 순서를 밟아 나가지만
워낙 압도적인 그래픽과 디테일한 묘사로
전체 얘기를 감칠맛나게 버무려냅니다.
개인적으로 3D 애니메이션이 초창기
다소 딱딱해 보이는 캐릭터와 생동감없는 액션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증 때문에
보편적으로 3D 캐릭터들이 지나치게 방방뛰고
호들갑스럽게 설치게 묘사하는데 싫증을 느끼고 있었는데,
픽사의 자신감이란...
좀 더 (쉽고) 화려해보이게 연출할 수 있던 방법들을
마치 허섭스레기라는 양 모두 떨쳐버리고
월e의 세계를 서정적이고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중간에 몇 장면이 그런면에서 구태를 탈피하지 못한 느낌도 있는데
흠이라기보단 제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고 해야겠네요.
월e...
정말 놓쳐서는 안될 명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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